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시사저널

2017년 2월 26일 [Sun]

KOSPI

2,094.12

0.64% ↓

KOSDAQ

614.75

0.47% ↓

KOSPI200

270.38

0.92% ↓

SEARCH

시사저널

금융

[위기의 금융 취약계층]① "은행, 연체자 집 경매 유예하라"

채무자가 집 처분할 수 있는 시간 줘야…자산건전성 기준 변경 필요할 듯

전문가들은 채무자가 원하면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기간을 유예 해야 한다고 11일 밝혔다. / 사진=시사저널e

은행이 취약계층의 부채 문제를 더이상 외면해선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계부채가 이미 심각해진 상황에서 취약계층의 부실화는 가계부채 폭탄을 터트리는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담보권 실행절차 개선, 연체이자율 산정 체계 개편의 필요성과 효과를 각각 짚어본다. 소액 장기 연체 채무 감면과 시효 완성 채권의 추심 금지 필요성도 알아본다.[편집자주]
 

은행이 집을 경매로 넘기는 기간을 채무자가 원하면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금융당국이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채무자의 재산권에 대해 채무자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계부채가 심각한 상황에서 취약계층 빚 관리가 시급하다는 이유도 있다.​ 은행은 이에 대해 반발 또는 소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2017년 업무계획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연체했더라도 채무자가 원하면 최대 1년간 집 경매를 유예하는 제도를 1분기 중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금융사들은 대출 연체자 주택을 경매에 넘기기 전 채무자와 의무적으로 상담을 해야 한다. 채무자가 원하면 경매를 최대 1년간 미뤄야 한다. 시장금리 상승시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어려움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금융위의 이러한 계획에 대해 부담을 토로했다. 기존 시스템을 바꿔야 하는 문제로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담보권 실행절차 개선에 대해 은행권 반발이 만만치 않다. 기존 시스템을 뒤엎는 것이다"며 "아직 은행권과 당국이 합의를 한 사안이 아니다.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도 은행권 반발을 의식해 담보권 실행절차 개선을 정책모기지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은행권은 아직 시행 계획이 없다.

은행들은 담보권 실행이 최대 1년으로 길어지면 은행 뿐 아니라 채무자도 손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담보권 실행 기간이 늦어지면 은행은 손해를 본다. 고객 입장에서도 이자 비용이 추가 발생해 손해를 본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연체가 길어질수록 충당금을 더 쌓아야한다. 그만큼 자금 운용액이 줄어 수익성이 떨어진다.

이에 전문가들은 채무자가 원하면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기간을 유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채무자의 재산권에 대해 채무자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국장은 "채무자 재산권에 대해 채무자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며 "채무자가 본인 소유 집을 스스로 매매하는 것이 경매하는 것보다 더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면 은행은 경매 유예 기간을 더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자는 집이 경매에 넘어가 팔리더라도 낙찰가가 대출액보다 낮으면 그 차액을 은행에 갚아야 한다.

강 국장은 "은행은 채무자 의사에 반해 경매를 진행하면 안된다"며 "연체 2~3개월만에 집이 경매에 넘어가는 현재 상황은 채무자 의사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2~2015년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에 따른 담보권 실행 전 연체기간을 살펴보면 연체 2∼3개월만에 채무자 주택을 압류하는 경우가 29%에 달했다. 3∼4개월 연체 후 압류하는 비중은 20%다. 4~5개월 연체 후 압류 비중은 15%다.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연체자 중 약 64%에 대해 연체 5개월 안에 집을 경매로 넘겼다.

은행권에서만 경매로 넘어가는 집은 2012~2015년 5만채에 달했다.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부실채권의 80%에 대해 담보권을 실행했다.

국회 정무위 소속 제윤경 의원은 "두 달만 연체해도 집을 경매에 넘겨 가족들을 거리로 내모는 것은 야만적인 일이다"며 "유명무실한 프리워크아웃 제도를 활성화하는 등 사전채무조정 제도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실 주택담보대출의 43%가 LTV(담보인정비율) 50% 미만의 우량 채권이다. 또 대부분 일시적 유동성 문제로 연체된다"며 '은행의 리스크관리 차원에서도 담보권 실행보다는 채권 유지가 유리하다"고 밝혔다.

가계부채가 심각한 지금 금융사와 정부의 취약계층 빚 관리가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담보대출을 갚지 못해 경매로 나오는 집이 많으면 집값이 하락해 채무자뿐 아니라 금융사도 어려움이 생긴다"며 "취약계층 부채는 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여신부서 관계자는 "현재 은행 시스템상 주택담보대출 연체 기간이 길어지면 자산건전성이 훼손된다"며 "당국이 회계 기준을 바꾸면 이러한 주택담보대출 부실 채권을 연체로 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지 않는한 은행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prev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