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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

빅데이터 산업, 해묵은 프레임논쟁 벗어나야 발전

"개인정보보호와 빅데이터 산업 발전은 함께 가야"

2015년 다보스포럼에서 제4차 산업혁명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한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 / 사진=뉴스1

정부가 개인정보를 당사자 동의없이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한지 1년이 흘렀다. 빅데이터 산업은 지지부진하고 개인정보보호 취약성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와중에 카드사와 인터파크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터지면서 시민 불신과 피로감은 쌓여만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빅데이터 산업 육성과 개인정보보호를 상충되는 것으로 보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라고 입을 모은다. 빅데이터 산업이 발전하려면 정보유통이 원활해야 하는데, 지금처럼 시민들의 불신이 높은 상황에선 빅데이터 산업육성도 어렵다는 게 이유다. 결국 정보제공에 대한 시민들의 동의는 개인정보보호를 통한 신뢰감 형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얘기다. 

 

◇"비식별정보, 핸드폰번호나 주민등록번호와 결합되면 재식별 가능"

 

한국 빅데이터 산업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현 정부가 정부 3.0 등 데이터공개를 추진하는 등 빅데이터 산업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빅데이터 산업 실태는 의아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를 정보 병목현상 탓이라고 본다. 정보가 좁은 통로에 막혀 흘러가질 않는다는 얘기다. 

막힌 길을 뚫기 위해 국회에선 개인정보를 쉽게 유통시킬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특히 비식별정보를 당사자 동의없이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한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뜨거운 감자다. 비식별정보는 누구에 대한 정보인지를 확인할 수 없도록 조치한 개인정보로 빅데이터의 원천이 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개인정보보호 취약성이 심화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 비식별정보가 재식별되기 쉬운 조건을 갖췄기 때문에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경우 개인정보가 무더기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다.

박지환 오픈넷 자문변호사는 “한국의 경우 식별성이 가장 높은 주민등록번호가 여전히 이동통신사 등 사적 주체에 의해 행정 목적 외에도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법령상 상존하는 각종 본인확인 의무로 인하여 비식별화를 거치더라도 결합을 통해 개인이 재식별될 위험성은 매우 크다. 특히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할 수 있는 본인확인기관에 개인정보가 고도로 집중되어 있다는 점도 재식별화 위험성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빅데이터 시대의 개인정보보호는 개인정보처리자의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가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해묵은 프레임논쟁 벗어나야

시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카드업계 개인정보 유출, 인터파크 고객정보 유출 등 개인정보 유출사태로 인해 시민들의 개인정보 피로도는 쌓여만 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빅데이터 산업 발전을 위해선 시민들이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해줘야 한다면서 신뢰를 얻지 못하면 빅데이터 산업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영국, 일본 등 빅데이터산업 선진국들은 개인정보 데이터를 공유하여 이익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정부 내외의 관련자가 모두 참여하는 개방형 정책 수립 프로세스가 핵심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빅데이터 산업육성을 위해선 개인정보보호를 포기해야 한다는 한국정부와는 판이한 인식이다.

영국의 경우 정부 내 데이터 공유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2014년 4월부터 2015년 3월까지 1년동안 민관이 함께 참여했다. 개방형 정책수립 과정(Open Policy Making Process)을 적용한 모범사례다.

안창원 전자정보통신연구원(ETRI) 박사는 “영국은 정부 내 데이터 공유 정책을 수립하기 위하여 투명성과 개방성을 우선시했다. 광범위한 시민 사회, 개인정보보호그룹, 정부, 학계, 공공기관 등이 참여해 서로 다른 데이터세트의 공유 및 연계를 가로막는 장애를 파악하고 제거했다”면서 “이는 정부 내 데이터 공유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시민의 개인정보 데이터 수집과 활용에 대한 신뢰와 지원이 절대적이었기 때문이다. 무분별한 데이터 공유는 지양하고, 개인정보보호법을 약화시키지 않으면서 행정데이터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투명한 승인 절차를 거쳐 공공 데이터 연계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박지환 변호사도 일본의 사례를 예로 들면서 “일본은 가이드라인이 아니라 법개정을 통해 빅데이터 산업 육성과 개인정보보호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면서 “일본은 정부와 독립적인 개인정보보보위원회에서 개인정보보호방법을 정한다. 위원회에는 기술자, 시민사회, 학계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한다). 거기서 방법이나 보호방법 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입장에서도 개인정보호에 소홀해왔던 점은 분명히 인정하고 이제라도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그러면 시민들도 안심하고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그런데 현정부와 업계는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하자고 하면 빅데이터 산업을 육성하지 말자는 거냐면서 상황을 이분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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