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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2일 [T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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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준성 하나은행 부행장 "금융 혁신은 소통이다"

최연소 부행장으로 주목…텍스트뱅크·하나멤버스 만든 핀테크 혁신가

한준성 KEB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 기자에게 하나은행 하나멤버스를 설명하고 있다. / 사진=KEB하나은행

핀테크 발전으로 금융에 경계가 허물지고 있다. 비대면 거래만 아니다. 그 정도론 혁신을 말할 수 없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금융 편리성이 금융 변화를 만들어낸다. 그 중심에 이노베이터(Innovator·혁신가)가 있다. 한준성 KEB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이다. 

 

한준성 부행장은 금융 변화는 소통에 있다고 말한다. 소통에는 간편함이 요구된다. 소통이 복잡하면 오해가 생긴다. 그가 만든 금융 혁신도 간편한 소통이 바탕이다. 우선 계좌이체시 돈을 받을 사람의 계좌번호를 몰라도 된다. 휴대전화번호만 알아도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다. 공인인증서가 따로 필요없다. 문자메시지에 특정인과 금액을 적으면 송금이 완료된다.

미래의 일이 아니다. 4년 전부터 KEB하나은행이 선보인 텍스트뱅킹에서만 가능한 혁신이다. 흩어져 있는 포인트를 현금화할 수 있는 하나멤버스, 반경 1㎞ 내에 있는 건물 정보, 대출 가능 금액 정보를 모바일에서 확인할 수 있는 원큐뱅크(1Q bank) 등 그의 손을 통해 혁신 서비스가 금융시장에 나왔다. 하나은행은 해당 금융 서비스로​ 2012년 6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에서 금융기술 혁신대상을 수상했다. 2013년에는 미국 BAI가 주는 글로벌 금융혁신 어워드를 수상했다. 


한 부행장은 1966년생이다. 국내 금융사 최연소 부행장이다.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했다. 1987년 국민은행을 거쳐 1992년 하나은행에 입행했다. 고졸신화라는 점이 한 부행장에 대한 금융권 관심에 한몫을 했다. 한 부행장을 서울 청진동 그랑서울에 위치한 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에서 만났다. 1시간이 넘는 인터뷰 시간 내내 그는 금융디지털과 금융 미래에 대해 속사포처럼 이야기를 쏟아냈다.

은행권이 핀테크 중요성을 외친다. 고객 입장에선 핀테크와 관련해 금융에 큰 변화는 느껴지지 않는다. 금융인 입장에서 어떻게 보이나.

오해가 있다. 금융 역사를 나열할 필요가 있다. 쉽게 말해 진화를 설명할 때 현재에서 과거를 압축해 보는 경향이 있다. 온라인 쇼핑몰을 보자. 온라인 거래를 당연하게 생각한다.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면 2000년부터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천사를 겪었다. 금융서비스도 마찬가지다. 90년대 초 제가 입행할 당시에 현금지급기(ATM)가 없었다. 플라스틱 카드 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자부심을 느꼈던 시절이다. 지금은 모든 거래를 비대면으로 한다. 지점에서 하던 업무에 변화가 발생했다. 변화가 없었다고 말할 수 있나. 모바일뱅킹을 '내가 늘상 하던 것'이라고 생각하면 변화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국내 금융에 혁신이 있었다. 인터넷을 이용해 거래를 시작한 지 10년이 됐다. 금융거래의 8, 90%를 인터넷으로 처리한다. 현금의 양이 줄어든지도 한참 됐다. 생활 속에서 일어난 금융 변화는 엄청나다. 특히 최근 2, 3년 동안 금융권은 염려스러울 정도로 변화에 집착하고 있다. 50년 전보다 최근 10년 동안 금융권은 급격하게 변했다. 앞으로도 금융권이 보여줄 변화에 대한 전략은 강해질 거라고 본다.

하나은행은 핀테크 분야서 앞서 나간다. 하나은행만이 가진 강점은?

변화에 대한 최고 경영진의 의지가 강하다. 은행 내부 직원도 변화에 강한 것 같다. 더 중요한 점이 있다. 부가가치를 내재화한다는 전략이다. 아웃소싱을 최대한 줄이고 철저히 내부 인력만으로 핀테크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려고 한다. 개발부터 런칭, 마케팅까지 모두 우리 손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직원들에게 동의를 구했다. 많은 금액을 투자해서 아웃소싱하기보다 스스로 해보자고 했다. 힘들었지만 직원과 하나하나 해나갔다. 가치 내재화 전략은 지금 하나은행 장점이다.
처음엔 하나의 팀이 필요했다. IT전문가, 비즈니스 기획자 등이 필요했다.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사람도 필요했다. 글로벌 네트워크가 강한 직원도 많이 필요했다. 이슈가 생기면 글로벌 채널을 통해 정보와 트렌드를 읽어야 했다. 이런 점을 강화했기 때문에 핀테크 선두에 설 수 있었다고 본다.
 

하나은행 모바일뱅킹인 원큐뱅크(1Q뱅크)를 통해 주변 건물 대출 정보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AR)을 활용해 얻을 수 있다. / 사진=KEB하나은행

한 부행장은 인터뷰 도중 하나은행 '텍스트뱅킹'을 직접 선보였다. 특정인 이름과 1000원이라는 메시지를 문자창에 적었다. 이름과 숫자만 적힌 메시지를 통해 송금 서비스가 이뤄졌다. 시간은 5초도 걸리지 않았다. 사전에 송금받을 대상과 계좌를 입력해 이 알고리즘안에서 움직이는 구조였다. 당연히 송금받을 대상을 제대로 기입하지 않으면 송금이 이뤄지지 않는다. 리스크가 그만큼 없다는 의미다.

한 부행장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통합멤버십 '하나멤버스'를 선보였다. 흩어져 있던 포인트들을 자동으로 모아 현금화시켰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나은행은 2012년부터 일찌감치 전자지갑 하나N월렛을 제공했다. 특히 모바일뱅킹인 원큐뱅크(1Q뱅크)를 통해 주변 건물 대출 정보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AR)을 활용해 얻을 수 있게 했다. 하나멤버스는 하나은행 고객이 아니어도 가입, 이용할 수 있다. 한 부행장은 "은행 고객의 개념을 바꾸었다"며 "하나은행 고객이 아니라도 하나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 모두 고객이다로 출발했다"고 밝혔다.

텍스트뱅킹은 어떻게 만들었나.

미국에서 열린 금융 세미나를 참석한 적이 있다. 세미나에서 한 회사가 문자로 은행거래를 하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한국에 와서 바로 개발에 나섰다. 이름을 '텍스트뱅킹'이라고 지었다. 당시 공인인증서가 없인 금융 거래가 안 된다고 들었다. 하지만 얼마 후 공인인증서 없이 금융거래가 가능하도록 규제가 풀렸다. 바로 텍스트뱅킹을 시장에 내놨다. 하나멤버스를 통해 포인트가 현금화로 변환되는 건 세계 최초였다. 국제적으로 관심을 받은 이유였다. 유럽 등지에서 연락이 왔다. 파괴혁신이라는 점으로 영국 등지에서 상을 받았다.

핀테크에 집중하게 된 계기는.

은행에 들어와서 꼭 핀테크 분야에서만 일한 건 아니다. 영업점에도 있었다. 전략기획부도 있었다. IT부서에서도 일했다. 1990년대 말에도 하나은행은 후발은행이었다. 채널 다양화가 은행 내 이슈였다. 당시 은행은 지점 등 채널이 많아야 이기는 싸움을 벌였다. 최고경영진이 인수합병(M&A)를 추진한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채널 개수를 늘린다고 경쟁에서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고 봤다. 디지털을 보면서 금융 진화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됐다. 이 분야를 (하나은행이) 놓쳐선 안 된다고 확신했다. 디지털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에 가깝다. 소프트웨어는 변화에 대한 유용성이 훨씬 크다. 영업점은 하드웨어 인프라가 중요하다. 지점을 여는 데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금융 핀테크는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어간다. 확장 속도도 빠르다. 과거 구글이 인공위성을 샀다는 소식을 들었다. 궁금했다. 이후 구글이 '구글어스'를 내놨다. 신기했지만 30분 만에 지루하게 느꼈다. 하지만 구글에서 계속 새로운 게 나왔다. 스트리트뷰, 내비게이션으로 기술 서비스가 확장됐다. 금융에도 예외가 아니라고 봤다. 다른 콘텐츠가 또 다른 콘텐츠를 만들어 내야 했다. 하나머니고도 마찬가지다. 포켓몬고와 비교하지만 하나은행이 하나N월렛, 하나멤버스를 해왔기 때문에 AR기술을 이용해 하나머니고를 내놓을 수 있었다.

이런 아이디어를 어디서 구하나. 


AR시스템을 금융에 접목한 건 이미 3, 4년 된 이야기다. 원큐뱅크에서 이미 스마트폰을 이용해 내 주변에 있는 아파트 정보와 대출 정보를 보여줬다. 다만 금융소비자가 잘 모르고 있다. 하나앤월렛은 전화번호로 송금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하나멤버스는 포인트가 현금이 된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텍스트뱅킹으로 문자로 송금 거래를 하는 아이디어도 시장에 나왔다. 여기까진 전 세계에서 하나은행이 최고라고 볼 수 있다. 기술은 걱정 안 한다. 중요한 건 은행과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사람들이 포켓몬고는 안다. 그런데 하나멤버스나 텍스트뱅킹은 왜 모를까. 숙제로 남아있다. 

하나은행 미래금융그룹은 올해부터 셀조직을 운영하기로 했다. 혁신 조직으로 알려졌다.

해외로 출장을 간다고 하자. 비행기와 호텔 시간을 찾고 예약하는 데 한 달이 걸리기도 한다. 최근 핀테크 업체를 보니까 회의하다 갑자기 공항으로 가더라. 그 자리에서 나온 표를 받고 떠났다. 이런 조직과 해외 출장 가는데 한 달 걸리는 조직과는 경쟁이 안 된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보통 조직이라고 하면 틀이 있다. 틀 안에서 움직인다. 틀이 있다는 점에서 비효율성을 봤다. 기존 부서를 다 없앴다. 팀, 부, 본부라는 틀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벗어나서 해보자고 했다. 미래금융그룹 내에 7개 셀조직이 있다. 각 셀조직이 특정 프로젝트를 담당한다. 담당 프로젝트를 완성하면 팀이 사라진다. 새로운 프로젝트로 인사이동하는데 결재가 필요없다. 미래금융그룹 내에선 직원 한명 한명에게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받았다. 원하는 프로젝트를 1지망부터 4지망까지 올리게 했다. 한 직원은 1지망으로 피투피(P2P)결제, 2지망 빅데이터, 3지망 AI(인공지능), 4지망 텍스트뱅킹을 썼다. 웬만하면 1지망을 선택하도록 해준다. 미래금융그룹 내에는 기존 운영조직을 해당사업을 보내 80여명이 일하고 있다.

공부를 많이 한다고 들었다. 보통 직장인은 공부하는데 시간이 부족하다고 한다. 비법이 있나.

무엇을 안 보면 불안하지 않나. 타인에게 내가 아는 정보를 공유하는 것만큼 좋은 즐거움이 없다. 타인에게 내가 아는 사실과 지식을 공유하기 위해선 노력해야 한다. 정보 전달은 기성세대 의무다. 공부하거나 경험하지 않으면 좋은 이야기를 할 수 없다. 공부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이유가 여기 있다. 공유의 기쁨은 생각보다 크다. 친구들 만나서 소주 한잔할 때도 친구가 내 말에 집중해주면 기쁘다. 상대방이 내 말을 무시하면 기분이 나쁘다. 하지만 무시하는 이유가 뭔가. 새로운 이야기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부해야 한다. 이건 직장관이 아니다. 개인적인 가치관이다. 정보 공유가 조직에 연결되면 시너지가 발생한다.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은 직장 동료와 평소 가정사, 인생사만 이야기할 수 없다. 대부분 경우 일 이야기한다. 일 이야기하려면 공부해야 한다. 평소 오전 8시 전까지 1시간 반 동안 책과 자료를 본다.

취미는 있나.

페이스북을 자주한다. 생각을 페이스북에 올린다. 최근엔 챗봇, 포켓몬고, 금융 변화 등에 대해 올렸다. 사람들에게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은행 기밀을 제외하곤 모든 정보를 공유하려 한다. 이를 위해 책을 보고, 자료를 보고 공부한다. 공유가 중요한 시대다. 공유의 즐거움을 깨달으면 공부를 안 할 수 없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올해 출범한다. 어떻게 보나. 

거꾸로 묻고 싶다. 통장이 없어도 괜찮겠나. 통장에 대한 인식이 사라지는 계기를 인터넷전문은행이 만들 것으로 본다. 사실 많은 사람이 여전히 통장을 쓴다. 통장 없어도 된다는 변화는 확실하게 인터넷전문은행이 주도할 것으로 본다.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금융 변화의 단초가 생길 것이다.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에서 스마트폰뱅킹이 나오면 사람들이 놀랄 것이다. 하지만 사실 기존에 다 있었던 기술이다. 이 점이 중요하다. 놀라움을 주는 것으로 금융을 변화시킬 수 있다. 

 

하나은행 원큐뱅크를 인터넷전문은행이 내놓으면 시장에선 포켓몬고처럼 놀랄 거라고 본다. 기존 은행이 몇 년 전부터 해오던 기술을 보고 사람들이 감동하는 것이다. 기존 은행은 억울할 수 있다. 하지만 자극이 될 것이다. 이는 금융 생태계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은 나쁘지 않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 산업에 새로운 발전 모멘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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